웹소설 변방의 외노자 리뷰
- 소설 스토리/웹소설 리뷰
- 2021. 11. 5.
웹소설 '변방의 외노자'를 읽고 리뷰한 포스팅입니다. 수상할 정도로 촉수에 진심인 작가님의 소설이죠. 독서에 심각할 만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작가 : 후로스트
소설명 : 변방의 외노자
추비추 : 수작
변방의 외노자
일하기 싫어요
novel.munpia.com
추비추 기준
매우추천 - 명작
추천 - 수작
평범 - 평작
호불호 - 논란작
비추천 - 망작
리뷰어 성향
(리뷰어의 성향과 비슷하다면 평점에 맞춰 독서하기를 권장합니다.)
- 완결작만을 리뷰 -
외전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 시작과 끝을 중요시 -
특히 끝이 안 좋으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머리 아픈 주제, 화두 환영 -
신앙 논쟁, 왕도 논쟁, 철학적 화두, 맞수, 대립, 감정 싸움, 논리 싸움,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전개, 반전 등을 좋아하는 편. 생각할 여지가 1도 없는 것은 글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 합리성과 개연성 추구 -
빠르고 호쾌하면서 합리를 배제하고 개연성을 죄다 흘리는 사이다 글보다는 비교적 무겁고 느리더라도 합리적이고 개연성 챙기는 고구마 소설 쪽을 더 좋아합니다.
- 원패턴 혐오 -
똑같은 양상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소설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기업물, 역사대체 소설을 싫어하는 편 -
특히 회귀가 붙으면 해당 분류의 모든 소설이 비슷하게 느낍니다. 역사 대체 소설은 미래의 과학 문명 도입해서 총 만들어서 압살하고 강국 되기가 거의 모든 소설에서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고 기업물은 미래의 인재와 주식정보, 비트코인 등으로 밑천 벌어서 압도하기가 지겨울 정도입니다. 회귀를 할 뿐이지 현실적인 능력 입장상 바리에이션이 국한되어 똑같은 걸 또 보는 느낌이 강함. 전혀 새롭지 않아서 보는 것을 싫어합니다
- 현재의 유명 밈이나 유명인의 실명(혹은 비슷하게 이름 짓기) 그리고 개그를 글에 녹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누군가는 소설에 친밀감을 더하거나 이해하기 쉽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시간이 흐른 후에 읽을 독자를 생각하지도 않으며 글에 몰입을 완전히 방해하는 최악의 작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갑질물은 싫어하는 편 -
유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복수물과 갑질물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 하렘물은 싫어하는 편 -
글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자가 지지하는 캐릭터가 나뉘는 인기등도 고려해야 하며, 하렘의 특성상 인물이 많아지면 한 문장 내뱉는 말로도 정도 지나치게 의미 없는 분량이 늘어나 분량 배치에 실패하는 작가가 대다수입니다.
현대 배경으로 하렘물이 나오면 필연적으로 일부 다처, 일처 다부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한 명을 누굴 고를 것이며 탈락된 전 히로인들에 대한 독자들의 성원을 어떻게 넘길 것이냐, 등의 정말 끝도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판타지 배경이나 무협 같은 과거 배경이라면 그래도 전개가 납득이 가능하지만 글의 전체적인 완성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추천하는 독자 유형
1. 판타지와 SF 애독자. 혹은 소설에서 특이함을 찾는 독자
2. 인간이 아닌 타 종족을 사랑할 여유가 있으신 독자
3. 무겁고, 길며, 머리 아픈 논리가 쏟아지는 글을 좋아하는 독자
4. 먼치킨, 숨겨진 비밀을 가진 주인공을 좋아하는 독자
소개글
일하기가 싫다. 너무나도 싫다. 그러나 별 수는 없다.
인간과 엘프, 오크와 트롤, 드래곤 등 외계인 이민자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는 지구에는 날마다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일 안 하면 죽는 남자의 위장취업 800년 차 고군분투기
호평 요소
1. SF 느낌 나는 독특한 다종족 묘사와 우주까지 뻗어나가는 광대한 세계관
2. 초반부터 방심할 수 없는 복선 설치 및 중후반의 정교한 복선 회수, 긴 호흡으로 이어지지만 치밀한 글의 구성으로 감탄을 자아냄. 완성도 높은 내적 완결성
-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점. 초반에 의미없이 지나간 우스갯소리가 중후반에 의미있는 내용으로 지나간다던가 하는 점이 적어도 이 작가는 생각을 하고 글을 쓴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게 해줬습니다.
3. 현대에 등장한 외계인과의 어울림을 합리적으로 표현
- 한국식 이름을 가지는 오크, 고블린 등의 설정이 재미있더군요.
비평 요소
1. 전작에 이어 기어코 또 나와버린 그놈의 촉수사랑, 작가의 너무나 마니악한 취향
- 일반 독자들의 연독률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소라 생각합니다. 그나마 전작에 비하면 많이 노멀해졌지만.... 아닌가?
2. 처음부터 이뤄지는 주인공 먼치킨 원맨쇼
- 주인공 혼자만 느끼는 위기감. 제가 독자로서 보기엔 참 위기감이 없더군요.
3. 너무 깊이 들어가버린 복잡한 설정 놀음
- 그로 인해 조금 더 디테일한 내용이나 소소한 이야기 등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호불호 요소
1. 후반으로 갈수록 전반에 있었던 느낌이 사라지고 신앙, 철학적 논쟁, 왕도 등의 고민할 거리가 많아짐
2. 긴 호흡으로 메인스토리를 이끌어간 탓인지 전반에 있었던 의뢰이야기 같은 소소한 재미가 갈수록 줄어듦
3. 무겁다. 가벼운 분위기나 오락성 글을 생각했다면 읽기 어려울 수 있음. 전반과 후반의 차이가 극명한 것도 원인의 하나
총평
사람이되 사람이 아닌 자가 써 내려가는 홀로서기 일기
복선과 복선 회수가 최근에 본 작품들 중에선 유의미한 기능을 하는 글이었습니다. 사실상 대여점 시절. 즉 판타지 소설들이 막 태동하던 시절이 아닌 요즘 웹 소설계에서는 보기 힘든 부류의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처음과 끝을 대부분 정해놓고 썼다는 것이 티가 날 정도였습니다. 물론 후반 가면서 약간은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나, 그래도 좋았습니다.
전작에 비하면 작가의 마니악한 촉수 사랑이 비교적 줄어들었다고 느껴집니다. 일단은 뭐, 전작처럼 촉수 상태로 쭈욱 있던 것도 아니고 인간형이 되긴 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좀 인간을 히로인으로 삼아주면 좀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전반도 그렇지만 후반까지 강력한 먼치킨이 깽판 부리는 먼치킨물의 심화판입니다.
후반 가면서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이 겉절이 신세가 된다고 원맨쇼라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건 아닙니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원맨쇼입니다. 결코 후반 가서 원맨쇼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조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옆에서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뒤흔드는 감초 역할만 했다는 것뿐. 그렇기 때문에 총평 한 줄로 홀로서기 일기라 평한 것입니다.
그 일기에 철학적 논쟁과 전투, 각 종족 간의 물밑전쟁과 신앙, 우정 등이 잘 섞여 있었다는 게 평범한 일기와는 다르다 말하고 싶네요. +로 작가 본인의 버무려진 생각들이 잔뜩 표현된 일기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추가 비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수형자라는 독특한 신분을 가졌으나 어느 정도 인간미 있게 소소히 일상생활하면서 의뢰를 처리하는 주인공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것이 전반 / 주인공의 정체가 드러난 이후 파천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며 주인공이 수형자가 된 원인들과 정면으로 맞서고, 신이 되며 여러 복선을 풀이하는 후반.
거의 대부분은 큰 위기 없이 그냥저냥 넘어갑니다. 훌륭한 먼치킨 소설의 표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웹소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인공의 활극이라기 보단 도사의 수행서, 승려의 불법서를 보는 듯한 소설. 무언가 깊이 고민을 한 것 같고 그 점을 판타지의 종족들과 자신이 생각해낸 촉수 생물 같은 독특한 종족들을 합쳐 만든 섞어찌개 같기도 합니다.
일단 촉수. 이놈의 촉수. 너무나 마니악합니다. 소설 자체도 너무 무겁습니다. 철학 논쟁이나 신앙 싸움 같은 말싸움이 섞인, 이런 부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인 저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촉수는 볼 때마다 참.... 이전 소설인 은둔형 마법사를 볼 때도 그놈의 촉수만 보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평점을 많이 깎은 것도 이 촉수 때문입니다. 영 별로입니다. 전편은 그래도 뭐 이런 촉수 성애자가 다 있냐는 정도로 그냥저냥 봤는데, 두 번 연속 촉수를 등장시켜버리면 어쩝니까...
꼭 이렇게 촉수에 대한 감정을 작품에 드러내야만 하는 걸까요?
작가 스스로의 상상력을 온전히 풀어내서 이 정도 성적이면 크게 따질 것도 없긴 하지만... 조금 더 넓은 대중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 글솜씨를 조금 더 평범한 취향으로 작성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되네요.
작가 본인도 후기에 작성했듯이, 메인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조금 더 소소한 내용들이 잘려나갔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전반의 그 분위기가 길게 늘어섰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머릿속에 가득 찬 설정을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는 바람에 메인 스토리만 열심히 밀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깊은 세계관의 소설이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나왔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들면 처음 주인공이 기억을 되찾았을 때는 동족들을 귀찮아 하기만 하더니 엔딩에서는 아주 동족들과 죽고 못사는 관계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변하는 중간단계가 소설 내에서 표현이 되질 않았어요. 혹은 주인공이 왕, 동족들의 지배자 같은 존재가 된 이후 했던 행위들에 대한 상세한 묘사같은게 너무 없습니다. 이래서는 엔딩에 대한 당위성이 조금 약해졌음을 비판하고 싶네요.